게임개발 외/이런저런 이야기

국가 게임기술 자격증, 현업 게임개발자의 합격 후기

원생계 2020. 10. 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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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회 국가 게임기술 자격증을 땄습니다.

이 게임 자격증은 총 3가지 분야가 있는데,

그 중에서 저는 게임프로그래밍전문가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이 자격증을 따는 과정과, 시험 후기, 실제 업계에서 이 자격증에 대한 효용성 등에 대해 이야기 해봅니다.

> 왜 국가 게임기술 자격증을 땄나?

주된 목표는 학점 취득이었습니다. 잠깐 쉬는 기간이 생겨서 이번 기회에 늦게나마 학위를 따려고 멀티미디어학 전공 과정을 밟고 있는데, 자격증을 취득하면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자격증 중 선택지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게임을 오랫동안 개발했고, 마침 국가 기술 자격 중 게임 자격증이 기사 자격증과 동일한 20학점 인정 자격증이어서 취득을 결정했습니다.

주 목적은 학점 취득이었지만, 국가 게임기술 자격증 취득 과정을 거치면서 필기, 실기 시험 대비 공부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 판단했고, 실제로 기출문제들을 풀어보면서 나름 공부가 됐습니다.

또, 국가 기술 자격증이기 때문에 각종 국가사업의 자격이나 가산점이 부여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미리 준비해두면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국가 공인 게임 기술 자격을 갖췄다는 점이 미세하나마 이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될 것 같았고요. 국가 게임 연금술사 드립도 칠 수 있게 됐습니다.

> 게임 프로그래밍 전문가 시험 내용은?

필기 시험과 실기 시험으로 구분해봅니다.

필기 시험은 크게 3개 과목으로 문제가 출제됩니다.

게임 프로그래밍 방법론,

게임 알고리즘과 설계,

게임 콘텐츠 프로그래밍.

게임 프로그래밍 방법론 과목은 프로그래민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룹니다. 프로그래밍 일반적인 개념들, 암호화, 보안, DB, 네트워크, 소켓, C++ 언어 전반(문법, 동작, 오퍼레이터, 객체지향 등), 코드 풀이(에러 수정, 빈칸 채우기, 결과 풀이 등), OS, 메모리 관리, 벡터/행렬 계산 등등... 기출문제들을 훑어보면서 적어봤는데 범위가 상당히 넓습니다.

정보처리기사 시험준비를 동시에 했었는데, 게임 프로그래밍 방법론 과목과 겹치는 내용들이 조금 있었습니다. 그 정도로 범위가 넓습니다. 어느정도 프로그래밍 경력이 있는 분들께는 쉬울 수 있겠는데, 학생분들이나 이제 막 프로그래밍을 시작하시는 분들께는 어느정도 허들이 느껴질 수도 있는 과목.

게임 알고리즘과 설계 과목은 다양한 알고리즘과 관련된 문제들이 출제됩니다. 익숙한 정렬 알고리즘은 물론이고, 다양한 탐색 알고리즘도 다룹니다. 알고리즘들을 현업에서 자주 활용하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새로 공부해야할 내용이 많은 과목이었습니다. 또, 설계와 관련해서 UML과 디자인패턴에 대한 문제도 나옵니다.

게임 콘텐츠 프로그래밍 과목에서는 과목 이름과는 조금 다르게 3D연산과 렌더링에 관련된 문제들이 주로 출제됩니다. 렌더링 파이프라인, 행렬 연산, 셰이더, 애니메이션, 내적, 외적, 충돌처리, 물리연산 등.

필기시험은 전반적으로 범위가 넓지만, 특정 영역에서만 깊이있는 지식을 요구합니다. 특히 알고리즘과 렌더링관련 문제 비중은 조금 줄이고, 실제 게임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데이터 테이블 다루기나 게임 룰을 코딩하는 등의 문제가 더 다뤄지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실기시험은 4개 문제를 실제 코딩해서 동작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멀티스레딩, 스텐다드 API 를 활용하는 문제, 알고리즘 문제, 네트워크 문제, 렌더링, 셰이더 문제들이 주로 출제됩니다. 지난 기출문제들을 살펴봤는데 대략 다뤄지는 범위가 비슷비슷 합니다.

아쉬운 점은, 렌더링 문제들이 모두 DX9 기반으로 출제된다는 점. 너무 옛날 SDK라서 자료를 구하기도, 공부 의욕도 떨어질 것 같다는 점. 실기시험 문제도 게임 콘텐츠나 룰 개발에 좀 더 연관된 내용들이 나오는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 샘플 게임 코드를 제공하고, 만들어야할 기능을 서술하는 식으로 진행돼도 재밌을 것 같네요.

> 시험 공부, 시험 준비는 어떻게 했나?

국가 게임기술 자격증은 시험 규모가 작은 편입니다. 1년에 2회 실시되는데, 모집 규모도 작은 편입니다. 프로그래밍 시험은 50명?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1년에 최대 100명만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것이죠. 기획과 그래픽 자격증 시험은 접수 인원이 100명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렇다보니, 잘 정리된 수험서나 관련 서적이 없습니다. 대신, 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에서 지난 기출문제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역대 1, 2회 필기시험 문제들과 답안, 실기시험 기출문제 파일들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풀이나 해설이 없다는 점. 해설에 관련된 내용들은 해당 내용들을 직접 찾아서 공부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 범위가 상당히 넓은 편인데 틀린 문제들은 하나하나 검색해가며 공부를 해야 하다보니 공부에 시간이 좀 걸리는 편입니다. 특히 알고리즘 관련 문제들은 잘 모르는 개념이 등장하면 일일이 검색해가며 공부해야 합니다. 실기시험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제 블로그에 실기시험 문제들 풀이들을 모두 정리 해두었습니다. 혹시라도 준비하실 분 계신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https://sorang226.blog.me/222021954217

 

문제풀이 모음, 게임프로그래밍전문가 실기 (총 19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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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게임기술 자격증은 도움이 되는가?

제일 궁금해 하실 부분이 자격증의 효용성일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자격증은 시험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소수 정예만 뽑기위해 규모를 의도적으로 줄였다기보다는, 아무래도 응시자 수가 그만큼 많지 않은 비인기 자격증이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게임회사에 입사를 하거나 회사 내에서 연봉 재계약을 할 때에 이 자격증이 주는 직접적인 효과는 없습니다. 게임회사 입사의 경우, 면접관 역할을 해야할 실무자들이 이 자격증의 존재도 모르는 경우가 많고, 알고있다고 해도 자격증의 내용과 난이도 등 아는 지식이 별로 없기 때문에 판단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도 재직 중인 회사의 개발자 채용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입장에서, 만약 지원자가 국가 게임기술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면? 저는 시험을 직접 치뤄봤고 어떤 수준의 난이도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점수를 줄 수 있을겁니다. 만약, 자격증을 따는데 필요한 지식과 과정이 좀 더 개선되고 실무에 도움되는 내용으로 계속해서 발전한다면, 자격증에 대한 평가도 더 좋아질 것이고 게임회사 입사에도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신입 개발자의 경우에는, 본인의 이력을 증명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다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만든 게임이나, 아카데미나 대학 등의 교육기관에서 제작한 졸업작품 등이 대표적인 포폴이 될 수 있는데, 본인의 게임 개발에 대한 학구적인 의지를 증명하고자 할 때, 자격증이 좋은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미 게임회사를 다니는 개발자의 경우에도 직접적인 장점은 없습니다. 단지,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습득한 지식들은 내 것이기 때문에 공부를 하기위한 목표 정도로 삼고 자기계발 수단으로 삼기는 좋아보입니다. 문제 출제 범위가 조금은 개선될 필요가 있어보이지만, 프로그래밍 방법론과 알고리즘, 설계, 콘텐츠 프로그래밍 과목들이 다루는 내용들은 실제로 게임 개발에 필요한 내용들이기 때문입니다. 기출문제들을 하나씩 풀어보고 틀린 문제들을 내 지식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이론적인 공부는 충분히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크게 도움이 되는 경우는, 저처럼 학점은행을 통해 학점을 취득하려는 경우입니다. 이 자격증은 정보처리기사 자격증과 동일한 수준의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입니다. 즉, 국가에서는 기사 자격증을 학사 수준의 지식으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 국가 게임기술 자격증 또한 기사 자격증과 동급의 학점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즉, 학점 취득을 목표로 할 경우엔 좋은 자격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자세히 알고있는 분야는 아니지만, 국가에서 지원하는 게임 개발 지원사업을 도전한다면 국가 게임기술 자격증으로 가산점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관련계통 석사학위를 가진 경우 등으로 가산점을 획득할 수 있는데, 자격증 하나로도 가산점을 얻을 수 있다면 준비를 잘 해둬야겠죠.

특정 수준 이상의 학위도 그렇고, 특정 자격증 보유 여부도 그렇고... 이런 자격들을 증명하기 위해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자격증이기 때문에, 자격증이 도움이 되려면 그런 자격이 필요한 도전들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이고, 게임과 관련된 여러가지 도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격이 필요해질 때를 대비해서 따두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 국가 게임기술 자격증 프로그래밍 전문가 자격증 시험에 바라는 점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출제 범위가 좀 더 조정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프로그래밍 일반적인 내용들은 이미 정보처리 계통 자격증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프로그래밍 공통 내용이나, 특정 언어 활용에 대한 내용이나 알고리즘, 렌더링 기초에 대한 내용보다는 실제 게임 제작에 필요한 내용들로 시험문제를 채우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게임 프로그래밍 전문가"시험답게 응용 수준으로 문제들을 끌어올려, 샘플 게임 구현이나, 만들어야할 게임 룰이나 동작 등을 문제로 풀어나가는 방향이 좀 더 자격증에 어울리는 공부를 할 수 있어보입니다.

또, 실제 게임 제작 현장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기획서나 아트 리소스를 제공하고 그런 내용들을 바탕으로 게임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을 능력을 검증하는 내용으로 좀 더 채워졌으면 좋겠습니다.

> 마무리

국가 게임기술 자격증, 존재를 모르는 사람도 있고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분야가 아직은 많지 않은 자격증입니다. 하지만, 기출문제들을 봐도 계속 개선되고 있고 이번에 시험을 치루는 고사장도 과거에 비해 좀 더 쾌적한 환경으로 바뀌는 등 정부의 지원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그 지원 내용에는 시험문제 출제 퀄리티 상승도 포함하고 있겠죠.

자격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얻게되는 지식도 있고, 기사 등급에 준하는 자격증을 하나 취득한다는 점에서는 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게임업계와 게임기술 발전을 바라는 만큼, 많은 분들이 국가 게임기술 자격증 시험에 관심을 갖고 시험을 응시하면서 많은 개선사항 건의와 함께 자격증의 수준도 좀 더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동시에, 자격증을 목표로 공부하는 사람들 역시 그 과정에서 자기계발을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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