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된 책보다 원서가 낫다? 좋은 번역 서적 고르기
번역 서적을 한 권 읽고 있습니다. 제목은 "게임 프로그래밍 패턴"이라는 제목의 책. 아직 1챕터밖에 읽지 않았지만, 굉장히 공감되는 내용이었고, 나머지 챕터들도 레퍼런스 삼기 좋은 내용들일 것 같아 재밌고 또 기대되는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로버트 나이스트롬(Robert Nystrom) 으로, EA를 거쳐 구글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https://www.linkedin.com/in/robert-nystrom-3124052/
원서는 영어로 돼있다보니 한국에 출판된 책은 번역을 거친 책이죠. 아래 이미지에서 왼쪽이 원서, 오른쪽이 한국 출판본입니다.
책을 볼 때 저자의 약력과 지은이의 글, 번역 서적이라면 옮긴이의 글을 꼼꼼하게 읽는 편입니다. 본문에서는 읽을 수 없는 저자의 의도나 방향성, 번역자의 의도와 생각 등을 파악할 수 있거든요. 일종의 에피타이저(appetizer:본격적인 식사를 하기 전에 식욕을 돋우기 위한 간단한 음식) 느낌.
이 책의 옮긴이의 글을 읽다가 이런 부분을 봤습니다.
원저자와 수십번 메일을 주고받으며 여러번 고치면서 원서가 1.0 버전이라면, 이 책은 1.2 버전 정도가 되었다는 글.
번역된 서적을 읽으면 보통 원저자의 원래 메시지나 의도를 놓치게 될 수 있다는 이야긴 많이 들었지만, 번역된 서적이 원서보다 더 내용이 보강되고 좋아질 수 있다는 인상깊었습니다. 그럴 수도 있다는 건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번역자가 원저자와의 합의로 번역서를 더 좋게 만들었다는 점은, 독자로 하여금 만족감이 올라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게임으로 치면, 외국 게임을 국내에 로컬라이징 서비스를 하면서 좀 더 게임을 재밌게 업데이트도 같이 했다는 것과 같아서 게이머들의 만족감도 대폭 늘어날 수 있겠죠.
이처럼 원서보다 번역된 서적이, 번역된 언어권의 독자들에게는 좀 더 좋은 책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번역된 서적이 같은 언어권 독자에게 이로우려면 무엇보다도 번역자의 능력이 가장 중요해집니다. 번역자가 해당 분야나 내용에 전문지식이 떨어지거나, 번역 실력이 떨어진다면, 원저자의 글을 주관적으로 변조하거나 틀리게 전달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제일 처음 사진인 "어벤저스 인피니티워"의 엉터리 번역처럼요! 저도 엉터리 번역으로 영화를 관람한 피해자였는데, 관람을 방해받은 것은 아직도 아쉽습니다.
그래서, 제 기준의 좋은 번역서적 고르기는
1. 해당 서적이 다루는 분야에 대한 옮긴이의 전문성
2. 옮긴이가 전에 번역했던 책들의 평가
3. 책 앞부분에 옮긴이의 글 내용
특정 분야나 주제에 대한 비슷한 종류의 책들이 많다면, 옮긴이의 실력만으로도 원서와 관계 없이 책의 품질이 올라가거나, 혹은 떨어지거나 할 수도 있다는 걸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